Saturday, December 29, 2012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에 대하여- 임범진 집사 (장년부, 충남대 의대 조교수)

퍼온글 http://elimbp.onmam.com/1158760

참고도서 "일그러진 성령의 얼굴들" 박영돈 저, IVP.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에 대하여-

임범진 집사 (장년부, 충남대 의대 조교수) 



손기철 장로의 책은 읽어본 일이 없습니다만 그가 진행하는 치유집회의 동영상이 갓피플 메인화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장로가 행하는 설교의 내용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치유 부분에만 집중해 보려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곳에서 정말로 치유가 일어나고 있는지 커다란 의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1. 신유는 오늘날도 일어나는가?손기철 장로의 치유 행위를 분석하기에 앞서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습니다. 바로 신유(faith healing)가 오늘날도 일어나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답하기 전에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신유의 은사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오늘날에도 신유가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내용을 묻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풀어 설명하면 “하나님이 지금도 초자연적으로 개입하셔서 어떤 사람의 병을 직접적으로 낫게 하시는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내용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이 별 어려움 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며 성경에서도 그 근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약 5:16). 하지만 첫 번째 질문은 대답이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사도 시대와 마찬가지로 병자에게 병 낫기를 명할 수 있고, 그 결과 실제로 병의 치료가 일어나며, 그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언제 하나님이 병고침을 행하실지 정확하게 예측하여 얘기해 줄 수 있는 그런 은사를 가진 사람이 여전히 존재하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이와 같이 전혀 다른 내용을 묻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날 신유 은사의 지속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면 다음 순간 하나님의 초자연적 역사의 가능성, 더 나아가 성경에 기록된 각종 이적의 사실성까지 의심하는 사람이라는 부당한 비난을 받게 됩니다. 저는 첫 번째 오늘날에도 신유의 은사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대답하며, 두 번째 오늘날에도 신유가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입니다. 첫 번째 입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 입장에 대해 이미 많은 책들이 출판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 문제에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오늘 다룰 내용과는 큰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 “오늘날에도 신유가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부연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신유라는 용어는 대단히 부적절한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이 용어는 하나님의 이적적 병고침이 마치 우리의 믿음 여부, 혹은 믿음의 강도에 달려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실제로 오늘날의 자칭 신유 은사자들은 병고침이라는 결과가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고 얼마나 능력 있는 사역자를 만나느냐에 달려있는 듯이 가르칩니다. 성도가 병 낫기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약 5:14), 그가 병에서 회복될 것인지, 그 병을 가지고 살아가며 연단을 받을 것인지(고후 12:8-9), 아니면 죽음을 통해 주님과 함께 거하는 복을 누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신유라는 말 대신 로이드 존스가 사용한 이적치유 (miraculous healing)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이적치유 사건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적은 빈도로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이 글에서 힘주어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입니다.

2. 이적치유의 진실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나에게 이적적인 치유가 일어났어요”라는 간증을 들었을 때 그 말의 진실성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말은 그 간증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의 말에는 진정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을 담아 말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실제로 그 질병이 있었는? 그리고 지금은 정말로 치료가 되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프랭클린 페인 주니어라는 의사이자 기독교 의료윤리 연구가가 이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의료의 성경적 접근>, 한국누가회출판부). 로이드 존스 목사도 그의 책 <의학과 치유> (생명의 말씀사)에서 이 문제를 언급합니다. 이 내용들을 제가 조금 변형해 인용하며 설명해 보겠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이적치유 사건을 간증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에게 정말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세상에는 심인성질병 (psychosomatic illness)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심인성질병이란 환자는 증상을 호소하지만 신체에 실재적인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아무리 CT나 MRI 등을 찍어보아도 디스크나 골절은 발견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꾀병과 다릅니다. 꾀병은 실제로는 증상이 없으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심인성질병은 환자 자신은 실제로 증상을 느낍니다. 심인성질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서 가벼운 통증 호소로부터 신체 일부의 마비증세까지 폭넓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의사가 당신은 나았다는 암시를 강하게 줄 때 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씻은 듯이 낫는 것도 특징입니다. 같은 일이 이적치유집회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많은 사람이 신뢰하는 이적치유자의 한 마디에 몇 년을 알아오던 증상이 씻은듯이 사라지는 경험.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신체적 질병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는 심각한 의사소통 장애가 흔히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의사소통은 많은 의사들의 고민거리입니다.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설명하는 내용이 환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측의 원인도 있지만 자기 몸의 질병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환자가 선택적으로 듣는다는 사실도 매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신유은사 간증집에 기도로 녹내장을 치유받은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과에 가서 안압을 측정해 보고 녹내장을 진단 받았으나 목사님의 기도를 받고 다음날 가서 다시 검사했더니 녹내장이 씻은듯이 나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의사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처음 보는 환자를 당장 녹내장으로 진단했다는 것도 이상하고 또 다음날 당장 완치를 선언했다는 것은 더 이상합니다. 아마도 첫날에 의사는 “안압이 높으시네요. 녹내장일 가능성이 있으니 검사를 해 보아야겠습니다.”라고 했을 것이고, 둘째 날에는 “오늘은 안압이 정상으로 나오셨네요”라고만 했을 것입니다. 이 의사는 녹내장이라고 진단한 적도 없고, 녹내장의 치유를 선언한 적은 더더욱 없는데 환자는 두 가지를 다 경험했다고 믿는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경우는 암입니다. 의사 입에서 ‘암’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만 한 것으로도 환자는 자기가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이런 사람이 이적치유 집회에 다녀오면 엄청난 간증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셋째는 그 유명한 위약효과(placebo effect)입니다.
가짜 약을 먹은 사람도 그것이 약이라고 믿으면 실제로 질병이 낫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잇습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잠을 못자던 환자에게 매우 값비싸고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 진통제를 처방해주겠다고 말하고 진지한 자세로 생리식염수(소금간한 맹물입니다) 10cc를 링거액에 섞어주면 거짓말같이 통증이 사라지고 잠도 잘 자는 현상은 거의 모든 의사가 경험하는 일입니다. 위약효과는 너무나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이 개발되어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밀가루로 만든 가짜 약을 먹은 사람들과 대조해 보아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이적치유 은사자의 강력한 암시는 가장 좋은 위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넷째, 질병의 자연사를 모르면 오해가 발생합니다.
어떤 병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방치했을 때 어떤 경과를 밟는지 관찰한 것이 질병의 자연사(natural course)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이 감기의 자연사라면 평생을 두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것은 아토피,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만성질환의 자연사입니다. 질병의 자연사를 아는 것은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데 필수적인 전제조건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예를 두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심한 감기로 개인병원을 찾아 일주일 치 약을 먹었으나 차도가 없는 사람이 참다 못해 대학병원을 방문합니다. 대학병원에서 받아온 약을 먹자 거짓말같이 독한 감기가 떨어지고 이 사람은 대학병원의 교수가 역시 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번에도 비슷한 증상의 심한 감기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용한 교수를 찾아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 받아온 약은 효과가 없습니다. 일 주일 내내 고생하고서야 감기가 떨어져 나갑니다. 첫 번째 경우에 대학교수가 용한 의사로 인정받은 이유는 단지 환자가 감기에 걸린 지 일 주일이 지난 후에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흔한 예는 아이들의 아토피입니다. 몇 년 동안 고생하던 아토피가 이름 모를 풀을 다려먹고 씻은듯이 낫습니다. 하도 신기해 주변의 다른 집에도 추천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효과가 그다지 신통치 않습니다. 왜일까요? 아토피는 수 개월~수 년을 주기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자연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호전되려는 찰나 우연히 먹게 된 풀뿌리가 치료의 주인공으로 오인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토피가 발생할 것입니다. 의학에는 우연을 감별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이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적치유에서는 이런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검사의 특성 및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가 발생합니다.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행하는 검사에는 선별검사(screening test)와 확진을 위한 검사가 있습니다. 선별검사란 많은 사람들 가운데 특정 질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가려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검사입니다. 선별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것은 그 질병에 걸렸을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높으므로 확진을 위한 검사를 시행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 그 자체가 질병을 확진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CT나 MRI 촬영은 대표적인 선별검사입니다. CT/MRI에서 폐에 종양으로 의심되는 덩어리(종괴)가 발견되었을 때 조직검사로 확진되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의심’ 단계이지 폐암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자 그 종괴가 없어졌다면 애초에 폐암이 아닌 폐렴이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신유 간증들이 선별검사만 받은 상태에서 확진을 받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섯째, 불가항력적 오진이 존재합니다.
현재로서 암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하고 믿을만한 방법은 조직검사입니다. 극소수의 경우이긴 하지만 조직검사까지 시행하고도 심한 염증과 암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위궤양과 위암의 구분입니다. 둘 다 위벽에 움푹 파인 구덩이가 만들어집니다. 내시경을 통해 모양을 보는 것만으로는 둘의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하여 확실히 구분하는데 아주 드물게 조직검사를 하여도 진단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대학병원급에서는 일 년에 몇 차례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는 검사를 반복하며 환자를 계속 관찰하며 조심스럽게 판정합니다. 하지만 경험 없는 병리학자가 이런 예를 접했을 때는 성급하게 위암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평신도 성경공부 교사로 유명한 어떤 분의 간증을 읽어보니 중국에서 위암으로 진단 받고 이적치유를 경험한 내용이 나옵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분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일곱째, 통계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어떤 사람이 암에 걸렸을 때 병기(1기, 2기, 3기, 4기)가 결정되면 의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5년 생존율을 말해 줄 수 있습니다. 4기(말기)의 5년 생존율이 20%인 암에 걸린 환자를 가정해 봅시다. 이 사람이 5년 후에도 살아 있을 확률이 20%라는 말이며 바꾸어 말하면 이 암의 말기 상태에서 발견된 환자 5명 중 4명은 5년 안에 사망한다는 말입니다. 10명의 그리스도인이 이 암의 말기 상태에서 치유집회를 찾았습니다. 치유 은사자는 그들이 모두 나았다고 선언했고 5년 후에 보니 그 중 2명은 실제로 살아있습니다. 이 두 명이 정말로 이적치유를 경험한 것일까요? 이 치유집회가 정말로 효력을 발휘한 것일까요? 환자수가 100명으로 늘어난다면 어떻겠습니까? 예를 들어 23명이 살아있고 97명이 사망하였다면 치료효과를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을 검증하는 것이 통계학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들어본 기억이 나십니까? 95% 유의수준에서 치유집회를 가든 안 가든 생존율은 똑같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기 위해서는, 즉 p값이 0.05보다 작게 나오기 위해서는 몇 사람이 생존해야 하는 것일까요? (조금 사잇길로 빠진 이야기지만, 이런 통계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모든 치료행위는 그 주체가 의사이든 한의사이든 관계없이 사이비 의료행위입니다. 태반주사니, 봉침이니 아무리 이론적으로 그럴듯하게 떠들어도 그 효과가 통계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런 얘기하면 개원가의 의사들은 의대교수가 자기들의 어려움을 모른다고 볼 맨 소리를 합니다. 마치 신학자들이 알파코스의 신학적 오류를 지적하자 일선 목회자들이 교회성장을 위한 전도프로그램일 뿐인데 뭘 그리 시비냐고 투덜대는 것과 똑 같은 양상입니다.)

여덟째, 치유 간증들을 자세히 읽어보면 적지 않은 수의 경우 진단이 의사가 아닌 환자 자신이나 치유자에 의해 붙여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간증 전체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됩니다. 최근에 타드 벤틀리라는 사람이 집회를 하자 주변 지역에서 죽은 자가 살아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인터넷에서 그 간증들을 찾아 읽어 보십시오. 제가 본 증례들은 객관적으로 사망이 증명된 경우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적치유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치료 효과의 검증이 필수적입니다. 치유집회에 참석하기 전에 그가 확실히 병이 있었음을 증명해주는 확진검사 결과(조직검사)가 있어야 하고, 집회 후에도 그에 준하는 검사를 시행해 병이 사라졌음을 환자의 증언에 의해서가 아닌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3. 손기철 장로 사례에 대한 분석
위에서 설명한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 2008년 7월 11일에 www.godpeople.com 메인 화면에 올라온 치유집회 동영상을 대상으로 손기철 장로의 사례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날 집회 동영상에서 손장로가 치유했다고 선언한 질병 혹은 상태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축농증 2) 갈비뼈 이상 3) 눈꺼풀 내려옴
4) 어깨결림 5) 오른다리 마비 6) 영안을 열어줌
7) 회한의 날이 끝나고 독수리 날개 치듯…
8) 간경변 9) 자녀의 아토피 10) 등이 굽어진 사람
11) 각기병 12) 악몽 13) 밤눈 어두움
14) 위궤양 15) 담즙 이상 16) 왼쪽 폐 이상
17) 고환이 부은 사람 18) 생리통 19) 오른쪽 골반 휜 사람
20) 흑암의 세력에 묶인 자 21) 오른 엄지 발가락 발톱의 문제
22) 왼쪽 대장 폴립 23) 4살 남자 아이 팔과 목의 아토피
24) 심근경색 25) 악성 림프종 26) 골절

참석자들은 다음의 질병이 나았다고 간증하였습니다.
27) 혹(?,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 28) 갑상샘의 1.8cm의 혹이 사라짐
29) 성대결절 (성악가) 30) 기립성 저혈압

손기철 장로는 매 집회 때마다 성령님이 자신에게 직접 말씀하신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오늘 집회에서 OOO 명이 치유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기 오른쪽에 OO 환자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적어도 손장로의 진단에는 오류가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의사로서 위의 목록을 보고 있노라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좋은 확인 방법은 위의 환자들 중 몇 사람을 추적해 확진 검사를 해 보는 것이겠지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항목들은 진실일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는 것들도 있음이 사실입니다. 하나씩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축농증
축농증은 손장로 집회의 단골 메뉴입니다. 제가 본 것만 벌써 세 번째 사례입니다. 왜 축농증이 자주 언급될까요? 환자가 현재 느끼는 뚜렷한 증상이 존재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치료 여부를 판단할 만한 뚜렷한 변화도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주관적으로 나는 이제 나았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그렇지 않음을 증명할 증상이 없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짐작하건대 손장로 집회 도중 축농증이 치유되었다고 손 들고 나온 사람들은 코가 뻥 뚫리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간단히 실험해 봅시다. 콧구멍을 한 쪽씩 번갈아 막고 숨을 쉬어 보십시오. 평소엔 느끼지 못했지만 한 쪽 코는 막혀있지 않습니까? 30분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해보면 이번에는 아까와 반대편 코가 막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코 속 혈관의 팽창과 수축에 의해 일어나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입니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양 콧구멍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이 변화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인 집회로 인해 눈물 콧물 범벅이 되고 양쪽 코가 모두 막혀버린 상황에서는 한 쪽 콧구멍이 열리는 순간이 평소보다 더 과장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을 축농증 환자라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은 이 순간을 축농증이 치유되는 순간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습니다.

2) 갈비뼈 이상
진단이 환자 자신과 치유자에 의해 붙여진 경우입니다.

3) 눈꺼풀 내려옴
안검하수(ptosis)라 부르는 현상입니다. 제가 병이라 하지 않고 현상이라고 한 이유는 눈꺼풀이 내려오는 것 자체는 나이 들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간혹 암 등의 심각한 질병이 신경을 침범하여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손장로가 치유했다는 것은 이 중 어느 경우일까요? 단순히 노화 현상을 역전시킨 것이라면 치유집회가 아니라 성형집회일 것이고, 암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꺼풀이 문제가 아니라 암 치료를 선언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4) 어깨 결림
어깨가 불편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여러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관절에 이상이 생겨 움직임이 제한된 사람도 있고, 관절에는 무리가 없는데 주변 근육이나 인대의 통증 때문에 실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보다 작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는 사실 ‘무서워서’ 못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이 사람들은 치유자가 확신을 주며 움직이라고 하면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습니다.

5) 오른 다리 마비
하지가 마비된 경우 실제로 심한 디스크나 종양 때문에 척추 신경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팔 다리의 마비가 심인성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럴 경우 치유집회에서 증상이 사라질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특히 양쪽 다리가 아니라 한 쪽 다리가 마비된 경우 심인성 질환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6)~7)은 질병이 아니니 지나가겠습니다.

8) 간경변
간경변을 진단하거나 치료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이 집회에서 나았다고 선언한 사람들은 반드시 병원에 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간경변 역시 환자 자신이 느끼는 증상의 변화가 거의 없는 병이기에 치유 은사자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합니다.

9) 자녀의 아토피
위에서 말했듯이 아토피는 언젠가는 저절로 좋아지는 병입니다. 오늘 이 집회의 참석자 중 자녀에게 아토피가 있는 사람들은 100% 효과가 나타납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나중에 다시 나빠지면 부모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날 설교의 주제가 바로 이것 아닙니까?)

10) 등이 굽어진 사람
가까이서 잡은 화면이 아니기에 이분의 정확한 상태는 모르겠습니다만 흔히 이야기하는 꼽추 수준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분별할 수 있습니다. 우선 진단이 환자와 치유자에 의해 붙여졌고, 설사 척추 측만증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치유 여부는 방사선 사진을 찍어본 후에야 판정할 수 있습니다.

11) 각기병
교과서에는 비타민 B 부족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항상 등장합니다만 우리나라 현역 의사 중 이병에 걸린 환자를 경험해 본 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날에 혹시 각기병이 생긴다면 만성 알코올 중독자 정도에서 간혹 발생할 것입니다. 그런데 비타민 보충이라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있는 각기병을 왜 치유집회에 나와서 치료 받으려 하는 것일까요? 혹시 각기병으로 인해 생겨난 마비 증상이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후유증을 남긴 경우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12) 악몽 ; 지나가겠습니다..

13) 밤눈 어두움 (야맹증)
각기병과 더불어 교과서에 비타민 A 결핍에 의한 질환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11)에서와 마찬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손장로가 각기병과 야맹증을 동시에 언급한 것으로 보아 오늘 치유 받을 질환의 목록을 성령님이 불러주셨을 가능성 보다는 의학책을 뒤적이다 눈에 뜨이는 진단을 죽 적어왔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4) 위궤양
위내시경을 해보기 전에는 진단도 치유 판정도 불가능합니다. 속쓰림 증상의 존재여부로는 아무 것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속이 쓰린 이유는 궤양으로 인해 상처가 난 상태에서 위산이 과다분비되는 것인데, 위산의 분비량은 심리상태에 크게 영향 받기 때문입니다.

15) 담즙 이상
진단이 환자 자신에 의해 붙여진 경우입니다. ‘담즙 이상’이란 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6) 왼쪽 폐 이상
진단이 치유자와 환자 자신에 의해 붙여진 경우입니다.

17) 고환이 부은 사람
‘부었다’라는 말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이 날 집회에 모인 남성의 대부분이 자신의 고환이 부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음낭수종’을 말한 것이라면 이것 역시 확실한 치료법이 있는데 왜 치유집회에 왔는지 궁금합니다.

18) 생리통
평소 생리통이 있으나 이 날 생리를 하지 않던 여성들은 어떻게 치유를 판단합니까? 다음 생리일에 다시 통증이 발생하면 이 또한 자기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 않습니까?

19) 오른쪽 골반 휜 사람
저는 이게 무슨 병인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런 병도 있나 싶습니다. 평소 자세가 틀어진 것을 말한 것이라면 치유집회 와서 기도하기 전에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 아니겠습니까?

20) 흑암의 세력… -그냥 지나갑니다.

21) 오른 엄지 발가락 발톱의 문제
‘문제’라는 것이 엄지 발톱의 무좀인지, 살을 파고드는 발톱인지, 사고로 절단된 발톱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떨어져 나간 발톱이 순식간에 다시 자라난 경우라면 이적치유로 인정할 만 합니다만 그게 그렇게 심각한 질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2) 왼쪽 대장 폴립
이것처럼 치유 효과 판정이 명쾌한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치유를 선언 받은 환자는 당장 병원에 가 대장 내시경을 다시 한 번 해야 합니다. 최근에 보였던 폴립이 사라져 버렸다면 이적치유입니다. 하지만 오늘 손기철 장로의 설교 내용으로 볼 때 폴립이 그냥 그대로 있다면 환자의 믿음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3) 남자아이 아토피 ; 9)와 같은 내용입니다.

24) 심근경색
집회 장소까지 스스로 오신 것으로 보아 당장 생명의 위협이 있는 단계는 지나고 후유증으로 심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일 것입니다. 이 또한 환자가 자각하는 증상이 없고, 치유 여부를 판정할 뚜렷한 변화도 없는 상태입니다. 치유를 확인하려면 병원에 가서 심장 초음파를 비롯해 여러 검사를 해 보아야 합니다.

25) 악성 림프종
통계의 문제를 말씀드렸습니다. 악성 림프종은 진행된 정도에 따라, 그리고 조직학적 종류에 따라 생존율이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그 생존율보다 통계학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만큼 더 많은 사람이 5년 후에도 생존해 있어야 합니다.

26) 골절
오늘 나오신 환자가 석고붕대를 얼마 동안 감고 있었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하루 전에 확실한 골절이 일어났던 환자가 오늘 동영상처럼 걷는다면 이적치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두 달 전에 일어났던 골절이라든지, 완전한 골절이 아니라 그냥 금이 간 정도였다면 아무 의미 없는 사례입니다.

27) 혹? ; 잘 듣지 못해 지나가겠습니다.

28) 갑상샘의 혹
갑상샘의 1.8cm 혹을 어떻게 진단 받았을까요? 초음파 검사를 했을 것입니다. 갑상샘이라는 장기는 두꺼운 캡슐에 싸여 있기 때문에 혹이 만들어져도 어지간한 크기가 되기 까지는 밖에서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습니다. 1.8cm 크기라면 아직 손으로 만져봐서 판단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닙니다. 진단을 초음파로 받았다면 치유 판정도 초음파로 해야 합니다.

29) 성대결절
본인은 성대결절이 사라졌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을 하는 목소리가 왜 그리도 허스키하신 것일까요?

30) 기립성 저혈압
누워 있다 일어났을 때 혈압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체위의 변화에 혈압 조절 기능이 더디게 따라가는 상태이지요. 오늘 나오신 할아버지가 집회장소에서 누워 계셨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랜 시간 앉아 계시는 동안 몸은 이미 적응을 끝마쳤을 것입니다. 누워 있다 일어나는 것과, 의자에 앉아 있다 일어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동영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제 머리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장면이 있는데 5월 2일자 갓피플 메인 화면에 올라온 동영상 중에 나오는 휠체어에 앉은 사람들이 걷는 장면입니다. 그 동영상에는 네 사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성큼성큼 걸어나온 사람. 이 사람은 애초에 못 걷는 사람이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증거는 없습니다만 한 번 직접 보십시오). 두 번째 부축 받아 나온 사람. 이 사람은 아마도 중풍의 후유증으로 팔, 다리의 마비가 온 사람인 듯 합니다. 양편에서 부축하여 억지로 걸어가는 것처럼 하였습니다만 이 사람이 정말 치유되어 걸은 것일까요? 동영상을 다시 보십시오. 그의 오른 팔이 어떤 상태인지. 치유가 일어났다면 다리야 체중을 지탱할 만큼 완전히 힘이 돌아오지 않았을 수 있다 하더라도 팔이 그렇게 축 늘어져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세 번째 사람도 비슷한 경우인 듯 하지만 자세히 보여주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네 번째 사람은 아마도 태어나면서부터 뇌성마비를 앓아온 환자 같습니다. 이 사람도 억지로 일으켜 세우지만 걷게 하는 모습은 끝까지 보여주지 않고 편집하였더군요. 더 보여주었더라면 장애인 인권단체에 학대로 고발해도 될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적어도 두 번째와 네 번째 사람은 전혀 치유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박수 치며 할렐루야를 외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동영상만 보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손기철 장로가 훨씬 불리한 입장에 서 있습니다. 스스로 이 일이 성령님이 가르쳐 주신 것이라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단 하나의 예라도 거짓임이 입증되면 전체 사역이 무너지게 됩니다. 간증하러 나왔던 환자들이 제가 지적한 자료들이 포함된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리라 생각하지만 이런 일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가톨릭에는 프랑스의 루르드라는 지역이 소위 ‘성모발현’과 이적치유로 유명합니다. 루르드 치유기적은 워낙 역사가 장구한 예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어난 치유 사건에 대해 의학적으로 분석한 논문들도 몇 개가 존재합니다. 이곳에서 치유를 경험했다는 환자들을 추적하여 검사한 것이지요. 그 결과는 참으로 처참합니다. 손장로의 치유집회에 대해 이런 검증을 시도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4. 보다 근본적인 질문 : 왜 치유 받으려 하는가?다음 글이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쉽게 무시해 버리지만 사실상 건강과 질병의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매우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범주 속에 나는 “신앙”을 포함시키고자 합니다. 내가 말하는 신앙이란 모든 종류의 신앙을 의미합니다. 만일 이 견해가 옳다면 그 어떤 종류의 신앙도 이러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기독교적인 신앙 뿐만 아니라 카리스마적인 신앙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신앙, 심리학적인 요소, 강한 감정, 충격, 악령의 역사 등 수많은 요소들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진실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참된 기적들은 주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믿음의 기도도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이적을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또한 그러한 믿음을 가진 사람도 없습니다. 이적이란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일반적인 영성과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달려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달려 있습니다.

환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질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에 하나님 뿐만 아니라 그 어느 곳에라도 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온전함”에 대해서는 좀처럼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들의 주된 관심은 질병의 증상이나 그에 따른 즉각적인 무기력감으로부터 벗어나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다시금 사회에서 그들의 지위를 되찾는 데 있습니다.” (로이드 존스, 의학과 치유)

로이드 존스 목사는 자신이 임종하기 전 이 말의 진실성을 스스로 입증하였습니다. 대장암 말기로 더 이상 희망이 없어 항암치료를 중단한 후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하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병 낫기를 위해 기도하지 말라. 내가 영광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

손장로의 치유 집회에 매달리는 많은 환자들이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