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4, 2012

환경이 말보다 강하다 - 소그룹 네트워크 361호 - 환경이 말보다 강하다


“당신이 교회에 다닌다면, 한 주 동안 접하는 메시지들 중에 가장 정교하게 꾸민 메시지는 무엇인가? 아마 주일 대예배 설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의사소통의 법칙은 이렇게 말한다. 설교의 진리와 환경의 진리가 서로 충돌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전자가 패배하게 될 것이다. 비록 당신의 교회가 설득력 있는 말로 용서를 가르칠지라도, 만일 당신의 환경은 비판과 비난과 냉소로 가득 차 있다면, 교인들은 화해보다는 소외를 배우게 될 것이다. 여기에 담긴 함의는 우리의 교회 환경이 우리의 좋은 메시지와 충돌하지 않고 부합하도록 만드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혜의 공동체 혹은 은혜가 없는 공동체가 말보다 훨씬 더 그리스도인들을 훌륭한 모습으로 혹은 일그러진 모습으로 빚어낼 것이다.”(“제자도와 영성형성” p. 75)
많은 목회자들의 착각 중 하나가 내 설교를 들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감동을 얻고 중요한 사실을 배웠다면 그 설교로 인해 청중들의 삶이 변화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아무리 설교를 듣고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기도를 드렸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자기 삶이 변화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설교자는 물론 정확한 메시지를 가진 감동적인 말씀을 전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 교인들이 변화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전해진 말씀은 그 환경 가운데 충돌하지 않고 그 안에서 부합하며 자라나게 해야 합니다. 좋은 말씀을 전했다면, 그 말씀의 메시지가 장애물 없이 자라나고 적용될 수 있도록 환경을 꾸며야만 합니다. 이것이 목회자들이 교회 내의 소그룹에 관심을 가지고 소그룹 지도자(구역장, 순장, 리더)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목회자가 교회 내의 소그룹을 자신이 직접 인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서서히 잃어가곤 하는 현실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대중으로 만날 뿐, 소그룹의 일원으로서 만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성향으로 인해 소그룹보다는 대그룹(목회자 자신이 인도하는)에 더 많은 관심이 가기 때문에, 결국 목회자는 교회의 모든 역량을 자기가 인도하는 대그룹에 쏟아야 하는 것처럼 강조하고 교회를 몰아가곤 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교회 내의 소그룹이 목회자들의 돌봄과 관심 속에서 꾸려지지 않고 방치된다면, 소그룹에서 나오는 이야기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들은 대그룹에서 선포되는 설교나 메시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어쩌면 반대되는 것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예배 시간에는 목회자의 설교를 듣고 감동을 받고 그 자리에서 아멘을 외칠지는 몰라도, 그 삶은 소그룹에서 느끼고 체험한 것들을 기준으로 형성되어 가며, 결국에는 이 괴리감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는 이런 괴리감을 당연하게 여기며 예배의 설교는 그저 하나의 “공연” 쯤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할수록, 소그룹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예배 시간에 참석한 성도들의 숫자나 반응에 대해 관심이 간다면, 소그룹을 인도하는 리더들에게는 그보다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말보다 환경이 훨씬 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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