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22, 2013

'성령의 공동체'를 이루는 청빙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 과정 6] 절차가 중요한 이유

'성령의 공동체'를 이루는 청빙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 과정 6] 절차가 중요한 이유

목회자의 청빙을 알리는 공고문을 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앞의 논의를 정리해 보자.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떠하며, 우리가 원하는 목회자는 어떤 사람인가? 또한, 교인들과 목회자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교인 전체가 목회자를 청빙하기 전에 그리고 목회자를 청빙하는 모든 과정에서 이 세 가지 질문을 늘 떠올리며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흔히 교회하면 건물을 떠올리기 쉽고, 또 어떤 조직이나 제도를 생각하기 쉽지만 기독교 신학의 전통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의 모임',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공동체'로 이해되어 왔다. '하나님의 백성'이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라고 몸소 불러 세운 백성의 모임이라는 뜻이고, '그리스도의 몸'이란 하나님의 뜻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드러났음을 믿고 교회가 예수의 제자로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재현한다는 뜻이다.
'성령의 공동체'란 교회의 모든 운영이 사람의 욕심과 뜻에 의해서가 아니라 거룩한 성령의 힘이 교회 구성원들 사이에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목회자를 모시는 청빙의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백성을 세우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이 세상에 선포하고 재현하며, 성령의 힘으로 서로 사랑하고 사귀는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을 늘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자신의 교회가 교회의 본래적인 모습에 비추어 보았을 때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를 철저하게 점검하는 것이 선행되면서, 동시에 교회의 본래 모습을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청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 청빙 전에 미션 스터디를 하고 영성 훈련 계획을 세워, 교인들 스스로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점검하고, 주님께서 불러 주신 자신의 소명을 기억하고, 새롭게 다짐하며, 바람직한 교회와 목회자상에 관한 정립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교회는 우선적으로 하나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청빙 절차가 시작되면 어느 새 이런 본질적인 물음들과 고민들은 사라지고 기도하는 손 대신 뜬소문과 헛된 말들만이 무성하기 쉽다. 이렇게 되면 목사의 청빙이 갈등의 씨앗이 되고, 교인들에게 상처가 되고, 심지어 교회의 분열까지 일으키는 결과를 빚게 되기도 한다.
청빙위원회가 청빙 공고에서 최종 1인 선출까지의 절차를 진행하지만, 목회자 청빙은 교인 전체가 기도하며 교회를 점검하며 새롭게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각자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들의 소명을 다잡는 것과 함께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목회자를 모실 것인가가 제대로 논의되고 확립되려면 반드시 우리 교회는 어떤 교회이며, 앞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역할들을 할 수 있으며, 교회 구성원들의 역량과 뜻과 마음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교회의 역할과 활동, 즉 목회의 전 영역은 단순히 목회자 한 사람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교인 전체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목회자 일인의 사적 소유물도 아니며, 소수 지도자들이나 영향력 있는 몇몇의 교회도 아니기에, 교인 전체가 각자가 받은 은사에 따라 서로 협력하여 교회를 세워 가는 것이라는 사실은 교회의 모든 활동 안에 녹아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에서 담임 목회자의 역할과 비중은 매우 높기 때문에 어떤 목회자를 청빙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목회자는 교인 전체의 뜻을 모아 하나님의 사역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선포하는 예언자적 역할도 감당해야 하고, 동시에 교인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은사들이 적재적소에서 발휘되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북극성은 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지만 그 별이 제자리에서 확고한 중심을 잡을 때 뭇 별들이 자신의 길로 잘 운행되듯이 목회자의 역할은 일반 교인들의 역할과는 다른 지점이 반드시 있음을 또한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전문성이 바로 그러한 지점일 것이다. 승계형, 추천형, 추천+공모형 방식의 부정적 폐해 때문에 채택된 공모형 방식의 청빙 절차에서 깊게 고려해야 하는 지점은 일반 교인들이 목회자의 전문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집단의 채용 방식은 그 방면에 상당히 오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이들이 채용의 주체가 되지만, 교회에서 목사를 청빙할 경우는 비전문인 그룹이 전문가를 선발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공모형의 청빙 절차에서는 바로 이런 지점이 모든 어려움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교회의 사정은 (전임 목회자를 포함하여) 교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고, 목회가 곧 교인들의 직접적 삶과 신앙과 연결되기 때문에 교인들이 청빙의 주체가 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공모형 청빙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깊게 생각하고 목회자 청빙 과정을 진행하여야 한다.
교인 총회에서 지원자 중 최종 일인에 대한 가부 결정을 하지만 현실상 교인 총회가 목회자 청빙 전체에 관여할 수 없으므로 청빙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회가 목회자를 청빙하기 위해 청빙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청빙위원회를 통해서 공모형 방식의 목회자 청빙의 거의 전 과정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청빙을 진행함에 있어 위에서 말한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사안을 핵심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첫째는 교회에 적합한 목회자를 선별할 수 있는 절차와 심사 기준들이 명확하게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과정을 잘 해낼 수 있는 신뢰받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하는 일이다. 교회의 각 구성원들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이들로 그리고 교인들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분들로 청빙위원회를 잘 구성하였다면 청빙위원회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모든 교인은 끝까지 청빙위원회를 믿어 주어야 한다.
또한 청빙위원회는 청빙 공고부터 최종 1인 선출에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행하면서 수시로 교인 총회에 보고해야 한다. 기밀 유지가 중요하기에 지원자에 대한 세부적 사항을 밝힐 필요는 없지만 어떤 원칙과 기준에 의해 청빙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몇 명이 지원했고, 그 가운데 어떤 기준을 적용해서 선발해 가는지 투명하게 보고하여야 한다. 즉 청빙위원회와 교인 총회의 확고한 신뢰 관계가 청빙 과정 전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잘 짜인 청빙의 절차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청빙 공고에서 최종 1인 선정에까지 이르는 과정은 큰 틀에서 보면 간단하다. 공모 방식의 경우 청빙 공고를 내고 1차 서류를 제출한 지원자들 중 절대 평가 기준에 따라 소수의 인원을 선발하고 그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하여 2차 서류를 내고 심층 면접을 하여 최종 1인을 선발하면 되는 것이다. 최종 선발된 1인에 대해 교인 총회에서 확정을 지으면 목회자 청빙의 모든 과정의 80~90%는 넘은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투명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는 잘 보관해야 하고, 철저하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 이제 준비가 되었다. 이제 세상에 알릴 차례다.
한문덕 / 향린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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