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30, 2011

밴쿠버에서 록키산맥으로 가는 길은…


밴쿠버에서 록키산맥으로 가는 길은…

캐네디언 록키산맥에 가기 전에 주의할 점은 먼저 이 곳을 보고 나면 다른 지역에 가서 무엇을 보아도 감흥이 덜할 것이란 점이다. 지난해 밴프-재스퍼를 여행한 후, 캐나다 다른 지역을 돌아본 한국인 관광객 A씨는 “어디를 가서 무엇을 봐도 록키산맥의 웅장함과 견주면 시시했다”며 “캐나다 여행할 때 록키는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 여행지로 두는 것이 좋겠다”는 감상을 남겼다.
록키는 한 두 번 가보고 질릴 장소가 아니다. 캐네디언 록키산맥의 길이는 1405km, 넓이는 150km, 면적은 18만 평방킬로미터다. 북한을 제외한 한국의 국토면적이 10만 평방킬로미터 남짓한 만큼, 언제 어디를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록키는 항상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
케네디언 록키를 두루 둘러보겠다면 주말까지 합쳐 일주일을 꽉 채운 일정이 적당하다. 캐나다인 사이에서는 일주일도 짧다는 평이 대부분. 보름 계획으로 떠나는 이들도 많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록키 여행에 BC주 방면에는 ▲오카나간 지역 2박3일 와인∙여름 과일여행이나 ▲골든 인근 요호 또는 글레시어 국립공원 1박2일 산행과 캠핑을, 앨버타주 방면에는 ▲캘거리나 에드몬튼 1박2일 쇼핑여행을 끼워넣을 수 있다. 

가는 길은 크게 재스퍼를 향해 가는 길과 밴프를 향해 가는 길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초행은 재스퍼로 먼저 가는 이들이 많다. 풍경을 즐기며 가겠다면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야간 운전으로 가기에는 놓치는 풍경이 많고, 장시간 운전 자체가 지루할 것이다. 록키까지 가는데 하루, 밴쿠버로 오는데 하루가 걸린다.


2) 호프: 밴쿠버에서 오전 6시쯤에 1번 고속도로를 따라 동진하면 오전 9시쯤에는 호프를 만난다. 호프는 록키를 향해 갈 때 할 때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챙기고, 차에 기름을 더하는 곳이다. 호프에서 동진하면 3개 고속도로가 있다. 이중에 5번 코퀴할라 하이웨이(Coquihalla Hwy.)를 타고 220km를 달려가면 3시간30분 정도 걸려 캠룹스에 도달한다.
3) 캠룹스: 톰슨 리버가 흐르는 이곳은 반건조지역이라 풍경이 밴쿠버와 크게 다르다. 점심 을 먹고 차에 기름을 더하면 딱 좋은 곳이다. 캠룹스에서 길은 5번과 1번 고속도로로 갈라진다. 5번을 따라가면 재스퍼 방면으로 1번을 따라가면 밴프 방면으로 가게 된다.

4)벨마운트: 아침 일찍 밴쿠버를 떠나왔다면 저녁 식사할 무렵이면 소촌 벨마운트에 도달한다. 꼭 벨마운트까지 도달하지 않더라도 캠룹스에서 5~6시간 달려왔다면 인근에서 1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5)랍슨산: 벨마운트에서 5번을 타고 가다 16번 옐로헤드 하이웨이를 만나 동쪽으로 가면 랍슨산이 보인다. 랍슨산은 해발 3954미터로 캐네디언 록키산맥의 최고봉이다. 2750미터 백두산보다 1200미터 높다. BC주 주립공원에 속한다. 자리가 많지 않지만 차를 세워두고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도 있다. 단, 여름철에도 무척 공기가 차기 때문에 방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예약 없이 가면 자리를 잡기 쉽지 않다. 랍슨산 방문자센터(Visitor Centre)를 기준으로 잠깐 걷기 좋은 산책로들이 많다. 지도를 확인하고 30분에서 3시간 정도 산의 향기를 맡으며 걸을 수 있다.
짧게 10~20분만 걷겠다면 릴가드 폭포(Rearguard Falls∙ 0.3km) 전망대를, 거의 3~4시간을 투자하겠다면 룩아웃 트레일(Lookout Trail∙4km)이나 키니 레이크 트레일(Kinney Lake Trail∙4.5km)이 걷기 좋다. 늦은 아침 랍슨산을 둘러보고 점심 후 재스퍼를 향해가는 길을 권한다. 오후 시간에는 모기에 대비할 것.
6)재스퍼: 랍슨산에서 재스퍼까지는 1시간 거리다. 주의할 점은 앨버타주 경계를 넘으면 BC주보다 1시간 더 빨라지는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재스퍼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1.5박 또는 2박을 지내면 주변에 유명한 곳은 대부분 볼 수 있다. 재스퍼 시내는 차로 돌아서 10분이면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작다. 우체국 들러 여행감상을 엽서로 보내는 관광객들도 있다.
앞서 랍슨산을 들렸다면 재스퍼에서 위슬러산 전망대를 들렸다가 동쪽으로 말린(Maligne)계곡-매디신(Medicine)호수-말린호수를 보면 하루가 간다. 하루 더 머물겠다면 오후 시간대 재스퍼 동쪽 미엣온천(Miette)을 추천한다.
거리상 재스퍼에서 60km거리지만 속도를 내 달릴 수 없는 산길이라 온천입욕시간까지 왕복 4~5시간은 잡아야 하는 일정이다. 가족동반에 온천을 좋아한다면 그만한 가치는 있다. 요금도 저렴한 편.  다음날 이딧카벨산(Mount Edith Cavell)과 아사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를 보고 남하하는 것으로 재스퍼와 작별을 고한다.
7)아이스필드파크웨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라는 명칭에 걸맞게 개성이 강한 산들의 향연을 보며 갈 수 있는 길이다. 재스퍼에서 벤프까지 연결하는 285km 길이다. 속력을 내어 달릴 길이 아니라 감상하며 가면 10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콜럼비아 아이스필드(Columbia Icefield)는 필수 코스로 별다른 설명하지 않아도 이 곳을 놓치고 지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길 자체가 멋있기 때문에 콜럼비아 아이스필드를 들렸다가 쉬엄쉬엄 산과 호수 사진 찍으며 밴프나 레이크루이스에 가는 길을 하루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8) 밴프: 재스퍼보다 밴프 거리는 더 일찍 개발돼 번화하고 역사적인 느낌이 있다. 밴프 거리 산책도 밴프공원박물관과 함께 여행 일정에 넣으면 좋다. 도심 인근 케이브 앤 베이신(Cave and Basin)은 온천박물관으로 직접 입욕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어퍼핫스프링(Upper Hot Spring)은 작은 야외 수영장 규모지만 설퍼산(Mount Sulphur) 곤돌라를 타고 구경을 한 후 여행 중 쌓인 노곤함을 풀 수 있다. 밴프 일정은 1박 또는 2박이면 충분하다.
9) 레이크 루이스: 보통 레이크 루이스는 밴프를 이른 아침 나와 밴쿠버로 돌아가는 길에, 혹은 인근에서 하루 묵고 밴프로 들어가는 길에 잠시 스쳐가는 관광지로 보지만, 호수 앞 사진 찍기 뿐만 아니라 직접 카약이나 카누를 타거나 트레일을 걷는 등 좀 더 활동적인 일정도 가능하다.
레이크 아그네스(Lake Agnes∙티하우스)까지 약 2시간30분에서 3시간을 걸어 올라갔다 오거나, 레이크 루이스 호수 주변을 1시간 정도 돌아보면 이 호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10∙11) 골든과 레벨스톡: 골든과 레벨스톡은 보통 록키산맥을 보고 귀갓길에 식사나 자동차연료 보충을 위해 들리게 되는 곳들이다. 골든 인근에서 요호국립공원이나 글레시어 국립공원으로 방향을 정하면 다듬어지지 않은 BC주 록키의 다른 면모도 볼 수 있다. 레벨스톡을 지나 캠룹스 대신 남하를 선택하면 BC주의 과일과 와인 천국 오카나간 호수로 향하게 된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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