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ly 12, 2013

청년부 예배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 목회와 신학

<목회와신학>은 4월호 “예배”를 주제로 특집을 마련하면서 현재 한국 교회의 청년부 예배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를 위해 경배와 찬양 중심의 예배를 드리는 높은뜻푸른교회와 전통적인 형식 안에서 경건주의적 예배를 지향하는 100주년기념교회의 청년부 담당 목회자들을 만나 좌담을 가졌다. 정한조 목사(100주년기념교회)와 박용규 목사(높은뜻푸른교회)가 수고해주셨다. 


일시 3월 13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높은뜻푸른교회
진행 정리 김문석 객원기자
사진 정화영 기자 

청년부 예배는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요. 
박용규 
높은뜻푸른교회는 주일 마지막 대예배인 3부를 대학청년부 예배로 드립니다. 저희는 ‘영과 진리로 예배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찬양의 요소를 중시하는 예배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찬양을 통해 청년들이 예배에 보다 깊이 참여하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찬양은 신앙 고백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예배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됩니다. 찬양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분께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하지요. 
높은뜻푸른교회의 예배 순서는 비교적 간소합니다. ‘예배 부름-찬송-대표기도-찬양-광고 및 환영-성경 봉독-설교-봉헌-파송 찬양-축도’로 구성돼 있습니다. 예배가 시작될 때와 설교 전후에 찬양을 드리는데, 성가대 대신 찬양팀이 회중과 함께 찬양예배를 드리는 형식입니다. 찬양은 교인들이 예배를 준비하고 설교 말씀을 들으며 결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또 예배의 각 순서를 하나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주기도 합니다. 
예배를 찬양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찬양 인도자 못지않게 예배 인도자와 설교자의 역할도 강조하면서 예배의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한조
저는 외국에서 목회를 하다가 100주년기념교회에 부임한 후 청년부 예배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심했습니다. 여러 교회의 청년부 모임과 집회를 탐방하던 중 청년 중심의 찬양집회가 예전보다 많이 약화된 것을 알게 됐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찬양 중심의 모임이 어떤 한계를 지녔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100주년 기념교회를 찾는 청년들이 대예배 분위기처럼 말씀 중심으로 경건하게 드리는 예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편 저희 교회는 청년부 예배를 따로 두지 않고 주일예배 5부에 청년들을 오게 합니다. 처음엔 그 예배의 설교를 청년부 교역자가 담당했는데 교인 전체가 동일한 하나의 말씀을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현재는 담임목사님이 다른 대예배와 똑같은 설교를 하십니다. 
저희가 청년부 예배를 대예배와 구분하여 따로 드리지 않는 이유는 예배의 본질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본질은 예배자의 자기 부인입니다. 자신을 하나님께 산제사로 드리는 것이지요. 저희는 이런 관점에서 예배의 형식(form)을 중요시합니다. 물론 형식 자체가 제사적인 예배를 가능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만 형식이 자유로운 예배에서는 예배자의 신앙적, 기질적 개성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식이 강조된 예배는 자기 부인으로 한 발 다가가게 합니다. 
청년들이 주로 모이는 5부 예배는 다른 대예배와 마찬가지로 ‘부름의 말씀-송영-주님의 기도-찬송-성시교독-신앙고백-송영-찬송-기도-송영-교회 소식-찬송-성경 봉독-찬양-말씀 선포-기도-찬송-예물 봉헌-봉헌기도-인사-찬송-축도-송영’ 순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들이 순번에 따라 예배의 일부분을 담당합니다. 

<목회와신학>과 한국예배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예배” 콘퍼런스에서 안선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는 한국 교회의 청년부 예배가 친대중문화적인 방향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예배에서 찬양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예배가 지닌 다른 가치들이 약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정한조 
한번은 어느 청년 집회에 설교를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요, 찬양 인도자가 설교 전에 청년들을 세워놓고 1시간 동안이나 찬양을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찬양 인도자가 자신의 역할을 넘어선 것입니다. 
대부분 청년집회를 가보면 찬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또 찬양은 강하게 몰입되는 성격이 있는지라, 찬양을 부르는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자각하지 못합니다. 자신만의 리듬을 잃어버리는 것이지요. 결국 그들은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를 상당 부분 소진해버려서 정작 설교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곤 합니다. 그러므로 찬양 중심의 예배를 드리려면 찬양 인도자와 설교자 간의 조율과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령 설교 전후에 찬양 시간을 얼마만큼 할애할 것인지를 서로 잘 합의해야겠지요. 
저는 받은 말씀을 토대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주년기념교회 5부 예배는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기 때문에 ‘경배와 찬양’ 형식까지는 아니지만 예배가 시작되기 전 20분간 찬양팀을 중심으로 함께 찬양합니다. 하지만 찬양 인도자는 찬양을 유도하는 행동이나 멘트를 하지 않습니다. 준비해온 찬양이 끝나면 자리에 들어가지요. 이후 10분간 오르간 연주가 흐르는 가운데 회중은 침묵으로 기도하며 예배를 준비합니다. 이처럼 찬양 인도자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이유는, 찬양이란 본래 예배자를 하나님께로 가까이 이끌어주는 것인데 찬양 인도자가 도중에 메시지를 전하면 오히려 예배의 흐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중이 찬양을 통해 가사를 묵상하며 기도하도록 돕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용규 
전반적으로 정 목사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건, 경배와 찬양 예배를 한 가지 양식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찬양예배에는 여러 형태가 있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교회 청년부는 예배 인도자와 찬양 인도자와 설교자의 역할 비중이 비슷하고 특히 전체적인 예배 조율은 예배 인도자가 합니다. 
한편 찬양 인도자는 청중과 교감하면서 자신의 의욕대로 찬양을 인도하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또 회중에게 일어나라거나 가사의 특정 부분을 따라해보라는 식의 인위적 요구도 삼가합니다. 정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인도자의 생각이 아니라 찬양에 담긴 가사 자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찬양 인도는 청중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높은뜻푸른교회는 가급적 최신 CCM보다 청년들이 거의 알고 있는 찬양 위주로 선곡합니다. 조용한 묵상 찬양을 하기도 하고 활기찬 찬양을 하기도 하는데 분위기야 어찌되었건 대체로 “경배”를 주제로 한 찬양이 주를 이루지요. 찬양 예배는 콘서트가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경배이기 때문입니다. 
열정적인 찬양이 자칫 에너지를 소모시킬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찬양의 강도보다는 예배자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반응하는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청년 예배는 문화적 친숙성을 바탕으로 열린 예배의 성격을 띠기도 합니다. 두 분은 예배를 통해 잠재적 복음 대상자들과의 문화적 접촉점을 마련하고 계신가요? 

정한조 
저는 ‘교회가 불신자와의 접촉점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들의 성향에 맞춰 문화적 요소를 예배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의구심을 갖습니다. 일단 예배는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는 예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불신자에게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 그들을 초청하는 예배도 의미가 있겠지만 예배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기존 신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저희 교회에서는 성시교독이나 성경봉독, 찬송 시간에 빔프로젝트를 사용하여 자막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각자 자신의 성경과 찬송가를 사용하게 합니다. 예배에 임하는 태도 역시 중요한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100주년기념교회는 청년 위주의 예배라고 해서 특별히 문화적 접근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불신자나 새신자에게 비록 친숙하지 않은 예배일지라도 하나님은 그 예배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합니다. 불신자들은 오히려 세상과 완전히 다른 예배와 공동체 문화 속에서 더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100주년기념교회가 불신자들에 대한 복음적인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예배 외 행사에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문화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요. 가령 ‘가족 초대의 밤’을 마련해 믿지 않는 가족들을 교회로 초청하거나 ‘구역’ 공동체가 자체적으로 불신자들을 초청해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박용규 
저희 교회 역시 예배에 특별히 문화적 접촉점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찬양 중심의 예배가 문화적 친근성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공동체 예배의 한 스타일인 것이지요. 다만 찬양 중심의 예배이다 보니 아무래도 처음 교회를 방문한 청년들이 예배를 딱딱하게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낯설게는 느껴질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문화적 공연과 사뭇 다른 분위기일 테니까요. 
따라서 정 목사님의 말씀처럼 기독교 예배는 형태와 상관없이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위한 예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찬양예배 역시 하나님을 경배하고 말씀을 듣는 거룩한 ‘의식’으로서 그 의미를 갖는 것이고요. 

칼뱅은 예배의 중요한 요소로 ‘말씀선포, 성례, 공중기도, 교제’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는 설교를 강조하다보니 예전적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화됐습니다. 청년부 예배 안에 예전적 전통의 요소들이 있는지요? 

정한조 
100주년기념교회는 말씀 중심의 예배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예전 중심의 예배 형식은 아니지만 개신교 전통에서 말하는 필수 요소가 예배의 순서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교와 더불어 예배 형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절기도 중요하게 지킵니다. 저희 교회는 현재 주일 설교를 사도행전 강해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절기 때는 설교자가 강해 본문을 절기와 연관시켜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외에도 절기에 맞는 색을 현판이나 강단의 천으로 표시하고 교인들에게 절기 색에 맞는 복장을 갖추도록 권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순절 기간에 남성들은 예전색인 보라색으로 넥타이를 착용합니다. 교인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입니다. 성례전의 경우 저희 교회는 주요 절기나 세례식 때 성찬식을 갖는데요, 공간이 협소하여 성례전을 자주 실시하지 못하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박용규 
높은뜻푸른교회는 분립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예배 장소로 학교 강당을 사용하고 있어 전통적인 예전을 도입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교회는 예배에서 ‘말씀선포와 기도, 교제’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절기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절기 설교를 하고 절기에 맞춰 강대상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성찬식 예배는 주요 절기에 시행되고 있습니다. 

청년부에 대한 목회적 계획이 있으신가요?

정한조 
최근 청년들의 만혼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40세가 넘은 미혼 청년들, 이혼한 청년들이 신앙생활을 할 적절한 공동체가 없어요. 예배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부분도 교회가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이들이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확대해가는 것이 현재의 고민이자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박용규 
저희 교회도 만혼의 청년들을 위해 푸른다리 공동체를 만들고 갓 결혼한 교인들을 위해 젊은부부반을 운영하는 중입니다. 대학청년부를 보면 부원들의 연령이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이들을 하나의 예배 안으로 묶어줄 수 있는 것이 찬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뿐 아니라 여러 세대가 찬양을 통해 예배의 기쁨을 경험하기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높은뜻푸른교회는 청년예배뿐 아니라 대예배에서도 장년들에게 맞는 찬양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찬양을 위한 예배가 아니라 예배를 위한 찬양입니다. 대학청년부의 예배 인도자와 찬양 인도자, 설교자 그리고 교인들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한 예배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