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1, 2013

12X11은? 으음, 구글 좀 찾아보고…

12X11? 으음, 구글 좀 찾아보고
By David G. Bonagura Jr.
나는 나쁜 선생님이다. 요즘 잘 나가는 교육학 전문가들은 나에게 그런 딱지를 붙여줄지도 모른다. 내 죄목이 뭐냐고? 가르치는 기술이 떨어져서도, 또는 담당 학생들의 성적이 낮아서도 아니다. 학생들에게 암기를 시키는 게 내 잘못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반복 학습을 통해 올바른 문법을 익힌다. 단어와 뜻을 여러 번 쓰는 숙제를 하면서 어휘를 암기하고 다음날 구두 시험을 치른다. 또한 명언을 암송하는 것으로 매일 수업을 시작한다.

기본기가 탄탄하게 닦이지 않았다면 비판적인 사고와 분석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기본기를 닦을 때 암기는 가장 효과적인 교수 방법이다.

이런 교육 방법은 수백 년 동안 초중등학교에서 전형적인 기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1940년대 초에 공립학교에서 존 듀이의 교육 이론을 채택한 이후, 미국 전역의 교육 전문가들은 암기식 교육법이 학습에 해로운 방법이라며 거부하고 조롱하며 한물간 것으로 치부했다.

교육학계에서는 이런 교수법을 나가떨어질 때까지 반복시킨다(drill and kill)’는 둥, ‘칠판에 쓰면서 가르치는 구식 강의(chalk and talk)’라는 둥 한껏 비꼬았다. 이들 전문가들은 교사는 학습 촉진자(facilitator)’ 역할만 하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어야 자연스럽게 자아발견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 수학 운동(New Math)과 총체적 언어 교수법(Whole Language), 성과 바탕 교육(Outcome-based Education)에서 최근 등장한 새로운 교육 개혁안인 공통 핵심 학습기준(Common Core Standards)’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교육 철학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등장한 거의 모든 교육 프로젝트를 이끄는 근간이 됐다.

이 교육 프로젝트들에는 적어도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처음 등장할 때는 미국 학생들을 최고로 성장시킬 교수법으로 칭송 받던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발표됐지만 미국의 교육은 다른 나라들보다 여전히 뒤처져 있다.

둘째, 이들 교수법은 하나같이 학생들의 자기 주도 학습 철학을 옹호했다. 새로운 교수법이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학생들의 성적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셋째, 암기법을 깡그리 없애버렸다.
훌륭한 교사라면 당연히 학생들이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비판적인 사고와 분석에 필요한 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하기를 바랄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과 교육 개혁 프로젝트에서는 비판적 사고력과 분석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찬미한다. 그러나 인지과정을 피라미드로 볼 때 맨 아래 바탕에 깔리는 기본기(기초 지식)가 탄탄하게 닦이지 않았다면 비판적인 사고와 분석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기본기를 닦을 때 암기는 가장 효과적인 교수 방법이다. 그런데 구구단을 외우고, 맞춤법을 익히고, 공식을 암송하는 모습을 요즘 교실에서는 찾아 보기가 어렵다. 암기법은 진정학 학습과 거리가 멀고 학생들에게 해롭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런데 내가 학생들을 암기법을 활용해 가르쳐보니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이 일정량의 어휘와 문법을 암기하고 나면, 기초지식을 보다 어려운 개념과 활동에 적용할 수 있었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닦았더니 공부 방법을 터득하고 자신감까지 생겼다. 즐겁게 효율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요소가 바로 자신감과 능력이다. 학생들이 정보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된다는 전제를 깔고 암기 과정을 건너뛰었더라면, 깊이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정보까지 정보의 홍수속에서 하나하나 찾느라 허우적댔을지도 모를 일이다.

암기법은 교육학계에서 무시하는 것처럼 그렇게 무식하고 혐오스러운 교수법이 아닐 수 있다. 교사가 유머와 독창성을 조금만 발휘하면 암기도 얼마든지 신나게 할 수 있다. 아직 비판적인 사고를 할 준비가 안 된 초등학생들은 특히 암기법으로 가르치면 효과가 좋다.

물론 학생들은 숙제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들기나 채소 먹기를 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건강한 어린이가 되려면 채소를 많이 먹고 일찍 자야 한다.

우리는 지금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는 화면을 탭하거나 클릭만 하면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암기는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NASA 팀이 구구단을 검색하면서 귀중한 몇 분을 날려버린다면 아폴로13호 우주 비행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미국 정부 국가안보 자문위원들이 외교 정책 결정을 내릴 때 위키피디아를 찾아봐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처진다. 교사들이 수학, 과학, 문법, 문학, 역사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을 학생들에게 외우게 하면, 나중에 학생들이 여러 분야의 리더가 됐을 때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공통 핵심 학습기준(CSS)’이라는 이름은 번드르르하지만 이전 교육개혁 방식과 다름없는 결함이 있는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전에 학습의 근간이 되는 암기의 중요성을 회복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야만 미국 학생들은 진정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핵심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 G. 보나구라 주니어는 뉴욕에서 교사 겸 작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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